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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들려주는 조울병 이야기

 

p.21

기분이 좋을 때는 한없이 밝고 외향적이었지만, 기분이 가라앉으면 작은 일에도 예민하고 금방 우울해져 극단적인 생각까지 곧잘 가곤 했다. 조울병의 '그림자'에 해당하는 면이다. 조증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통계적으로 약 10%정도). 대개의 경우 조증과 우울증을 둘 다 겪는데, 그중에서도 조증 직후에 바로 우울증이 따르는 경우가 전체의 60%가량 된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p.21

조증 직후에 우울증이 오면 더 깊은 상실감과 우울함을 느꼈다. 바로 며칠 전에는 내가 어떻게 그렇게 즐거울 수 있었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어떤 것을 해도 재미가 없고 그냥 모든 게 짜증스럽기만 했다.

 

p.22

시시때때로 양극단을 오가는 기분을 감당하고 적응하는 것 자체가 당사자에게는 심리적 에너지를 상당히 소모하는 일이기에, 십대 무렵부터 나는 이미 심적으로 지쳐있었다.

사는 것이 지겹고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p.23

조울병이라는 파도타기

조증의 햄식은 '들뜬 기분'과 '에너지 증가'다. 들뜬 기분은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에너지 증가는 활기차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고 일도 추진력 있게 잘 해내기 때문에 학급 임원이나 집단 대표로 선출되는 경우도 곧잘 있다.

 

p.25

그 순간이 지나가고 나면 창피하기 짝이 없었다.---바닥으로 굴러 떨어져 한동안 우울해 하며 사람들을 피해다녔다.

---부끄러운 과거를 지우고 싶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가장 쉬운 방법은 회피였다. 과거의 내 모습을 아는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소속 집단을 바꾸자 우울증은 나아졌다.---아픔을 교훈삼아 튀는 짓을 하지 않았고---

 

p.28

조울병은 기분이 유쾌하고 들뜬 상태인 조증과 기분이 저조하고 가라앉은 상태인 우울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병이다. 국제적 진단 기준에서는 양극성장애 또는 양극성정동장애라 부른다.

기분상태는 위로는 조증과 경조증, 아래로는 우울증과 기분저하가 있다.

 

***조울병 분류

조증과 우울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심한 상태고, 일상생활은 그럭저럭 잘하고 있으나 기분이 과장되다 싶은 정도는 조금 가벼운 조증인 경조증과 조금 가벼운 우울증인 기분저하로 분류한다.

 

조울병 환자가 정확한 진단을 받을 때까지 평균 10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울병 특징으로는 젊은 나이(10~30대)에 발병, 망상이나 환청 동반, 산후 우울증, 갑작스러운 발병과 호전, 증상이 3개월 미만으로 짧은 경우, 잦은 재발, 항우울제 치료에 쉽게 호전되지 않는 경우 등이 있다.

 

p.31

내가 기억하는 한 죽음은 늘 내 곁을 맴돌았다. '죽고 싶다'는 적극적인 생각보다는 '죽어도 상관없다'는 수동적인 생각에 가까웠다.

 

p.47~48

조울병의 원인

정신질환은 뇌의 병이다.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 걸리는 병도 아니고, 마음을 굳게 먹는다고 낫는 병도 아니다.

조울병은 신경전달물질 중 특히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울병에 취약한 요인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스트레스가 촉매가 되어 증상이 발생한다고 본다.

한 사람의 스트레스 내성이 100이라치고 수위가 100이 넘으면 물이 흘러넘치는 물멉과 같다고 생각할 때, 조울병 환자의 물컵은 태생적으로 이미 70이 차 있는 상태인 것이다.

 

p.56

조증이라 하면 지나치게 유쾌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연상하는데,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감정이 격양되는 것 역시 조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p.63

벗아웃, 의욕적으로 일하던 사람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소진되어 극도의 피로감으로 무력해지는 현상이다. 번아웃증후군은 우울증과 연관이 깊다. 일은 점점 쌓여가고 그럴수록 더욱 압도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p.64~69

조울병의 진단 기준

 

조증삽화 진단 기준

A. 비정상적으로 들드거나 의기양양하거나 과민한 기분, 목표 지향적 활동 및 에너지의 증가(최소 일주일 이상, 거의 매일, 하루 중 대부분 지속되어야 함)

 

B. A와 함께 다음 증상 중 3가지 이상

1. 자존감 증가 또는 과대감 / 과대망상

2. 수면 욕구 감소(잠을 거의 안 자도 피곤하지 않음)

3.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거나 끊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 말을 함.

4. 생각의 비약 또는 생각이 너무 빨라서 따라잡지 못함.

5. 주의 산만

6. 목표 지향적 활동의 증가

7. 쾌락적 행위에 무분별하게 몰두(과도한 쇼핑, 무절제한 성행위, 어리석은 사업 투자 등)

 

조증과 우울증의 진단 기준이 각각 있는데 1) 몇 가지 증상이 2) 얼마만큼의 기간 동안 지속되는지가 진단의 핵심이다. 정확한 정신과적 진단 기준에는 약물이나 내과적 질환 원인이 아닐 것 드으이 세부적인 조건이 더 있지만 여기서는 증상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A. 조증을 진단은 평소와 뚜렷하게 다른 들뜨거나 과민한 기분 상태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조증 환자의 들뜨고 행복감에 찬 기분은 전염성이 강해서 주위 사람들까지 유쾌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병의 진단을 늦출 수 있다. 개인적인 소망이 좌절되었을 때는 들뜬 기분 대신 과민하고 짜증스러운 기분 상태를 보일 수 있다. 유쾌하다가 갑자기 화를 내는 등 짧은 시간에 급격한 기분 변동을 보이는 경우도 흔한다.

 

B-1. 증가된 자존감과 자신에 대한 과대감은 전형적인 증상으로, 내가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하거나 터무니없는 발명품을 홍보하려 한다든지, 재능이나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소설 쓰기나 어려운 일에 착수하는 행동을 보인다. 과대감이 지나치면 과대망상이 되는데, 유명인사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거나 연예인이 나를 사랑한다는 내용 등이 흔하다.

 

B-2. 수면 욕구 감소는 실제로 잠을 자고 싶지만 자지 못하는 불면증과는 다르다. 조증에서 수면 욕구 감소란 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고 에너지가 충분하다고 느낀다. 종종 수면 욕구 감소가 조증의 시작을 예고하기도 한다.

 

B-3. 조증 환자는 말이 빠르고 쏟아내듯 말하며 목소리가 크고 중단하기 어렵다. 끊임없이 장황하게 이야기하며, 아무 때나 끼어들고 맥락과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B-4. 생각의 흐름이 너무 빨라,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머리가 더 빨리 돌아가는 것처럼 느낀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말의 주제가 갑작스럽게 전환되고 앞뒤가 안 맞아 내용이 비약하는 것처럼 보인다.

 

B-5. 주의 산마은 관련 없는 외부 자극을 걸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작은 소리에도 방해를 받아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심하면 이성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고 지시에도 제대로 따르지 못한다.

 

B-6. 목표 지향적 활동의 증가는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벌인다거나 평소와 다르게 지나치게 활동하는 데서 알 수 있다. 사교성이 과도하게 증가하여 모른느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친구들에게 일방적으로 많은 연락을 취하기도 한다. 지나친 성적 욕구나 성적 행동을 보인다.

 

B-7. 무분별한 쾌락적 행위 몰두는 파국적인 결과가 예상되는 무모한 행동에 집착하는 것이다. 정도를 넘어서는 과소비, 위험한 운전, 잘 모르는 사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 난잡한 성적 행동 등이 포함된다.

 

우울증(주유우울삽화)진단기준

다음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2주 연속으로 지속됨

1또는 2가 반드시 포함될 것

 

1. 하루 중 대부분,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2. 거의 모든 일상 활동이 즐겁지 않고 의욕이 없음

3. 현저한 식욕 변화나 체중변화

4. 거의 매일 불면 또는 과다수면

5.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해함 또는 생각이 느려짐

6. 지속적인 피로감과 능률저하

7. 자신에 대한 심한 자책이나 죄책감, 쓸모없다는 느낌

8. 집중력 감소, 결정장애

9. 반복적인 자살 생각, 죽음에 대한 생각

1. 흔히 우울증 환자는 우울하고 슬프고 희망이 없으며 의기소침한 기분을 느낀다. 자극에 쉽게 화를 내거나 사소한 문제에 지나치게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기분이 하루 종일, 거의 매일 지속된다.

 

2. 흥미 상실과 의욕 상실이 거의 항상 나타난다. 취미 활동에 더 이상 관심을 갖기 않거나, 이전에 즐겁게 했던 행동에서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활동에도 무관심해진다. 성적 관심과 욕구가 줄어든다.

 

3. 식욕은 감소할 수도 증가할 수도 있다. 입맛이 없어 억지로 먹어야만 들어간다고 하는 사람들도 잇꼬, 반대로 식욕이 증가하고 단 음식처럼 특정한 음식이 당긴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식욕 변화가 심하면 현저한 체중 감소나 체중 증가가 올 수도 있다.

 

4. 수면 이상은 불면 또는 과다수면으로 나타난다. 우울증에서 불면은 밤에 깨고 나면 다시 잠들 숭 벗는 유형이 많다. 밤잠이 길어지거나 낮잠이 늘어나는 과다수면이 발생하기도 한다.

 

5.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해한다. 진득하게 앉아 있지 못하거나 옷을 계속 잡아당기는 등 불안해하는 행동을 보인다. 반대로 활동이 느려지는 경우도 있다. 말과 행동이 느려지고, 침묵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말이 없어진다.

 

6. 흔히 피곤하며 나른해하고 에너지가 소진되었다고 느낀다. 옷을 갈아입는 것 같은 작은 일을 하는 데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며,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7. 우울증에서 자책감과 죄책감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지나친 부정적 평가로 나타난다. 과거에 실패했던 사소한 일에 집착하거나 계속 곱씹으며 후회하는 못습을 보인다. 자신과 관련 없는 일에 대해서도 자기 때문이라고 탓하고 과도한 책임감을 느낀다.

 

8. 집중력 감소가 흔히 발생하는데, 쉽게 정신이 산만해지고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낀다. 생각하고, 집중하고,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저하된다. 사소한 일도 잘 결정하지 못한다.

 

9. 죽음에 대한 생각 및 자살 시도가 흔하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아침에 깨어나고 싶지 않다는 소극적인 소망에서부터 자살 방법에 대한 구체적 계획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에 부딪혀 포기하려는 충동과, 고통스러운 기분 상태를 끝내고자 하는 강렬한 소망 등이 자살 시도의 동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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